그리고 나 ㄱㅎㅎ 괜히 본 듯....
보고 난 직후엔 드라마가 개념도 철학도 캐릭의 일관성도 없이
너무 형편없는 게 화가 나서 구구절절 까는 글 썼다가
다 끝난 드라마 가지고 이제 와서 왈가왈부 해봤자 뭐하나 싶어 지웠었다.
그런데 며칠 지나고 나니 타환이가 계속 자꾸 생각남...
양이만을 바라보고, 양이 때문에 아프고, 양이를 위해 떠난 미련한 남자.
정후보다 더 고독한 인물이다.
타환은 처음부터 끝까지 줄곧 양이 타령만 한다.
(진짜 럽라 빼곤 비중이 쥐뿔도 없음;; 민폐나 안끼치면 다행..)
(드라마상) 찌질하고, 능력도 없고, 하는 일도 없고, 심지어 미치기까지 하는 놈
그의 인생이 너무 괴롭다.
(인기 많았길래 되게 멋있는 캐릭으로 성장할 줄 알았는데, 뒤로 갈수록 온갖 안좋은 설정은 죄다 몰빵되어 있어서 당황..)
ㅇㅇ는 비록 나라는 넘어갔으나, 능력도 쩔고 충신도 많고 믿음도 얻고 사랑도 받고
몸은 피곤할지언정 누릴 거 다 누리고 산다.
하지만 타환은 다르다.
신분은 황제지만 주변에 의지할 사람은 커녕 믿을 사람도 없다.
그렇게 애걸 복걸하며 집착했던 사랑마저 제대로 받지도 못하고,
끝까지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리다가 정신병 걸리고 배신당하고..
어휴..
나라도 ㅇㅇ보면 자격지심 + 질투심에 미쳐버릴 듯.
소재+가지고 있는 배우들에 비해 작가가 드라마를 너무 못썼다.
그나마 중반까진 후궁ㄱㅎㅈ 생각도 나고, 황실 막장 드라마 보는 맛은 있었는데
우연인지 필연인지 ㅇㅊ일가랑 ㅌㄴㅅㄹ 죽고서 갈수록 노잼 되는 데도 역사가 있으니 어떻게 커버가 안됨.
판타지로 갔으면 너 나 우리 모두 행복했을 텐데..
스토리는 차치 하고서라도 인물설정을 저렇게 해서는 안됐음.
가상의 황제국-속국을 배경으로
황제 / 여주 / ㅇㅇ+ㅌㅌ(합쳐서 인물 하나로) 이렇게 3각 놓고
황실로맨스+궁중암투 중심으로 타이트하게 갔으면 커플 싸움하느라 들썩들썩 난리 났을 듯
그렇게 갔으면 타환이 지금과 같은 인생을 살고 똑같은 결말을 맞았다고 해도 재밌게 봤을 것 같다.
그리고 기씨가 고려를 위해서 어쩌고 저쩌고 한다는 대사가 나올 때마다 진짜 환장할 거 같더라.
기씨년은 고려 입장에선 쌍년인데 왜 성군 코스프레를 하세요?
황후 되는걸 왜 ㄱㄹㅇ 한테 가서 부탁하는 지도 이해가 안되고..
보아하니 비슷한 작품 잘 안하는 것 같던데 아쉽다 아쉬워..
눈물 마를 날 없는 잔인한 인생..
너님 미모보며 버텼어요
연기보며 버텄어요
마지막이 되어서야 제대로 활을 쏨ㅋㅋㅋㅋㅋㅋ
계속 피를 토해 주세요
눈빛 때문에 가슴이 아리다...
딴 건 모르겠고 둘 다 눈빛 연기가 쩔어서
쌍방이 아닌데도 걍 닥빙하게 됨...;;
진짜 괴기한 드라마다.
물론 난 타환이 관련된 스토리만 선별적으로 봐서, 고려나 여주 나온 부분은 자세히 모르니 알아서 걸러 들으시길
순수, 찌질, 귀염, 코믹, 로맨스, 카리스마, 질투, 집착, 절규, 방탕, 광기, 분노, 환각, 고통 등
희노애락애오욕 지창욱의 온갖 연기를 다 볼 수 있는 드라마.
ㄱㅌ랑 연기하는거 진짜 귀여웠는데.. 작가..ㅗㅗ
짤 정리하면서 느낀건데 동화같은 추억도 많고 서로 연결되는 씬들이 되게 많은 듯